"전기 소비량을 연 10% 줄이면 무역적자 59%가 개선된다."

석유 등 수입물가 급등으로 무역 적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전기 소비량을 연간 10% 줄이면 무역적자를 59%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전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연간 전력 소비량을 10% 절감하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이 57.8TWh(테라와트시) 감소해 LNG 수입량이 4.2MMBtu(열량 단위)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전기 소비량이 10% 줄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에너지 수입액은 878억 달러에서 817억2천만 달러로 7.0% 감소하고, 무역적자는 103억 달러에서 42억2천만 달러로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지난 9월까지 누적 수출액(5천249억 달러)은 연도별 역대 최대 규모지만 누적 수입액(5천538억 달러)도 사상 최대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공급 불균형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 연속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웃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4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경영연구원은 국제 연료 가격 급등에도 국내 전기요금의 가격 신호가 전달되지 않아 전기 과소비가 유발되고,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뿐 아니라 환율과 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국내 물가 상승은 수입 물가 상승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작황 부진으로 석유, 가스, 곡물 등의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여기에 환율 상승이 겹쳐 소비자·생산자물가에도 파급되는 양상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비효율적인 전기 소비는 환율 상승과 무역 적자를 유발한다"고 강조하며 "전기요금 인상에 의한 전력 소비량 감소는 에너지 수입을 감소시켜 무역수지를 개선하고 외환 수요 감소로 환율 하락도 유도한다. 전기요금의 가격 기능을 회복함으로써 환율을 안정시켜 수입물가발(發) 인플레이션을 차단하는 게 물가 관리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한전은 올해 전기요금을 4월과 7월 잇달아 인상한 데 이어 이달부터 1㎾h(킬로와트시)당 2.5∼11.7원 인상한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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